랩신 섬유항균제 - 시트러스 옆에 찌든내를 붙인 광고

2026-07-31

광고가 경쟁 카테고리를 이름째 부르는 일은 드뭅니다. 이 15초는 그 선을 넘습니다.

화면 한가운데 ‘세상에 향으로 덮이는 냄새는 없어’가 뜨고, 곧이어 ‘섬유 유연제로 덮지 말고’가 이어집니다. 수십 년 동안 세탁 시장을 지켜 온 카테고리를 정면으로 지목한 것입니다.

없던 칸을 만드는 데 15초를 썼습니다. 이 방식은 무엇을 얻고 무엇을 남겨 두었을까요.




목차
이 광고가 풀어야 했던 숙제
  • 향으로 싸우는 시장에 뒤늦게 들어왔다
광고 속에 어떤 말을 담았을까요?
  • ‘세상에 향으로 덮이는 냄새는 없어’
  • 향에 이름을 붙여 악당으로 만들다
그 말이 먹히게 만들기
  •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는 방법
  • 청소왕이라는 캐스팅
오프라인 마케팅으로 설계한다면
  • 빨래는 집에서 하고, 냄새는 밖에서 신경 쓰인다
  • 옮겨지는 자막과 남겨 둘 화면




향으로 싸우는 시장에 뒤늦게 들어왔다

세제 코너의 경쟁은 오랫동안 향으로 벌어졌습니다. 섬유유연제는 벚꽃과 파우더와 숲의 향을 내세웠고, 섬유탈취제는 냄새를 없애 준다고 말해 왔습니다. 두 카테고리 모두 코가 느끼는 문제를 다룹니다.


카테고리무엇을 한다고 말하는가광고가 붙인 판정
섬유유연제향을 입힌다덮을 뿐
섬유탈취제냄새를 없앤다코가 느끼는 것만 다룬다
섬유항균제냄새의 원인균을 없앤다원인을 없애야 끝난다


랩신 섬유항균제는 애경산업이 2022년 7월에 내놓았습니다. 이미 자리가 나뉜 시장에 뒤늦게 들어온 데다, 붙을 상대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랩신이 어디에서 나온 브랜드인지도 이 자리와 이어집니다. 애경산업은 랩신을 세탁 브랜드가 아니라 위생 전문 브랜드로 두고 있습니다. 손 세정이나 살균 쪽에서 쓰던 언어를 세탁으로 가져온 셈이죠.

 

같은 제품이라도 어느 계보에서 출발했느냐에 따라 할 수 있는 말이 달라집니다. 세제 브랜드가 항균을 말하면 기능 하나가 더해진 것이지만, 위생 브랜드가 말하면 그쪽이 본업입니다.


애경산업 연결2024년2025년
매출액6,791억6,545억
영업이익468억211억
영업이익률6.9%3.2%
당기순이익425억151억


회사 사정도 넉넉하지 않습니다. 매출은 6,791억에서 6,545억으로 3.6% 줄었고, 영업이익은 468억에서 211억이 됐습니다. 한 해에 54.8%가 사라진 것입니다.

 

자리도 좁아지는 중입니다. 세탁세제와 치약, 섬유유연제 등을 묶은 자체 시장점유율이 2023년 7.4%에서 2025년 6.2%로 해마다 내려왔습니다.

 

회사 사정이 이러면 새로 지필 축이 급해집니다. 그런데 그 축을 맡은 제품에게 광고가 풀어야 할 문제는 두 겹입니다. ‘섬유항균제’는 아직 소비자의 머릿속에 없는 이름입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면서 이미 자리 잡은 유연제와 무엇이 다른지도 밝혀야 하는데, 주어진 시간은 15초입니다.






‘세상에 향으로 덮이는 냄새는 없어’

붉은 셔츠를 입은 모델이 정면을 보며 말하고 세상에 향으로 덮이는 냄새는 없어 자막이 떠 있는 장면 그리고 선반에 섬유유연제라고만 적힌 병들이 늘어서 있고 냄새 원인은 균이니까 자막이 떠 있는 장면


없던 이름을 15초에 어떻게 설명할까요? 이 광고가 고른 방법은 설명이 아니라 부정이었습니다.

 

모델이 카메라를 정면으로 보고 말합니다. ‘세상에 향으로 덮이는 냄새는 없어.’ 화면에서 ‘향’과 ‘냄새’ 두 단어만 빨간색이고 나머지는 흰색입니다. 문장을 다 읽기 전에 두 단어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다음 화면이 그 부정을 받습니다. 붉은 천이 화면을 가르며 ‘냄새 원인은 균이니까!’가 뜹니다. 여기서도 빨간 글자는 ‘냄새’와 ‘균’입니다. 두 화면에서 빨간 글자만 이어 읽으면 향, 냄새, 냄새, 균이 되죠. 앞 문장이 기존 방식을 무너뜨리고 뒤 문장이 그 자리에 새 원인을 놓습니다.

 

이어지는 화면은 더 직접적입니다. ‘섬유 유연제로 덮지 말고, 섬유 항균제로 완벽 제거.’ 경쟁 카테고리를 이름째 부르면서 그 방식이 틀렸다고 말하죠.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무엇을 지목했고 무엇을 지목하지 않았는지입니다. 광고가 부른 것은 ‘섬유 유연제’라는 카테고리 이름이지 특정 브랜드가 아닙니다. 경쟁사를 겨냥하면 비교의 근거를 증명해야 하지만, 카테고리만 부르면 그 부담이 사라지죠. 향으로 냄새를 덮는 방식 전체를 상대로 두면서도 누구와도 직접 다투지 않는 자리인 셈입니다.

선반에 색만 다른 섬유유연제 병 예닐곱 개가 브랜드 없이 늘어서 있는 장면 그리고 붉은 천이 화면을 가르며 병들을 밖으로 쓸어내는 장면


그 처리는 화면에도 그대로 있습니다. ‘냄새 원인은 균이니까!’가 뜬 자막 뒤편 선반에 섬유유연제 병이 여덟 개 남짓 늘어서 있는데, 전부 ‘섬유유연제’라고만 적혀 있고 브랜드 이름이 없습니다.

 

그리고 붉은 천이 지나가며 그 병들을 화면 밖으로 쓸어냅니다. 이름을 지운 병을 물리적으로 밀어내는 동작까지 붙인 것입니다. 말로 부정한 것을 손으로 한 번 더 치우는 셈이죠.

 

새 칸을 만드는 방식으로 보면 정면 승부입니다. 없는 이름을 설명하는 대신 이미 모두가 아는 이름과 한 문장에 나란히 써 버립니다. 방금 본 카피가 그렇습니다. 유연제를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 그 옆에 붙은 항균제도 무엇인지 짐작이 되죠.

 

설명이 짧아지는 대신 값이 따릅니다. 자기 이름을 부를 때마다 상대 이름을 같이 불러 줘야 합니다.

 

다만 이렇게 말하려면 그 전에 깔아 둘 것이 있습니다. 덮으려던 향이 왜 문제인지를 먼저 보여줘야 합니다. 광고가 첫 4초를 거기에 씁니다.






향에 이름을 붙여 악당으로 만들다

엘리베이터에 여러 사람이 좁게 서 있고 노란 이펙트와 함께 시트러스 찌든내 자막이 나란히 떠 있는 장면 그리고 버스에 교복 학생들과 승객이 손잡이를 잡고 서 있고 분홍 이펙트와 함께 핑크로즈 땀내 자막이 나란히 떠 있는 장면


이 말이 나오기 전, 광고는 엘리베이터에서 시작합니다. 직장인과 아이까지 여덟 명 남짓이 좁게 서 있고, 몇 사람이 코를 막거나 얼굴을 찡그립니다. 노란 레몬 조각이 소용돌이처럼 돕니다.

 

그 위에 자막 두 개가 나란히 뜹니다. 노란색으로 ‘시트러스’, 그 옆에 흰색으로 ‘찌든내’입니다. 시트러스는 섬유유연제가 자기 제품을 부르는 말입니다. 악취 이름과 같은 높이에 놓이는 순간 그 향도 냄새의 일부가 됩니다.

욕실에서 머리에 분홍 수건을 두른 인물이 수건 냄새를 맡으며 파우더리 쉰내 자막이 떠 있는 장면


같은 공식이 한 번 더 나옵니다. 장면이 욕실로 바뀌고, 머리에 수건을 두른 인물이 수건 냄새를 맡다가 인상을 찌푸립니다. 자막은 ‘파우더리’와 ‘쉰내’입니다. 파우더리 역시 유연제 향에서 흔히 쓰는 이름이죠.

 

색을 쓰는 방식도 눈에 띕니다. 향 이름에는 매번 색이 붙습니다. 시트러스는 노랑, 핑크로즈는 분홍, 파우더리는 청록입니다. 반면 찌든내와 땀내, 쉰내는 셋 다 흰색입니다. 화면에서 색이 붙은 쪽이 이 광고가 없애려는 대상입니다.

 

이 반복이 앞의 위험을 덜어 냅니다. 유연제를 쓰는 사람에게 그 선택이 틀렸다고 하면 반발이 생기지만, 광고가 겨냥하는 것은 소비자가 아니라 향이라는 방식입니다. 부정당하는 것은 시트러스와 파우더리죠.

 

두 공간을 고른 것도 그냥 배경이 아닙니다. 이 선택이 어떤 관행을 비껴간 것인지는 다른 세탁 광고와 나란히 놓으면 드러납니다.


세탁 광고가 보통 고르는 장면과 이 광고가 고른 장면
보통의 선택
햇볕에 마르는 빨래 · 뽀송한 수건
제품을 쓴 뒤의 결과를 보여줍니다. 기분은 좋지만 지금 사야 할 이유는 생기지 않습니다
이 광고의 선택
엘리베이터 · 씻고 나온 욕실
사고가 나는 순간을 보여줍니다. 결과 대신 문제를 두 번 골랐습니다


계절도 함께 가리킵니다. 옷차림과 창밖 빛은 장마와 한여름을 향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세웠습니다. 그런데 이 광고가 없애겠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는 방법

문제를 세운 다음에는 근거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광고는 실사 촬영을 멈추고 확대 화면으로 넘어갑니다.

섬유를 확대한 화면에 분홍색 액체가 표면에 뿌려지지만 균이 그대로 남아 있고 섬유 유연제로 덮지 말고 자막이 떠 있는 장면 그리고 투명한 액체가 섬유를 통과하며 균을 씻어내고 섬유 항균제로 완벽 제거 자막과 99.9% 배지가 떠 있는 장면


섬유 한 올이 화면 가득 커지고, 붉은 액체가 연분홍 꽃잎 조각과 함께 표면에 부딪힙니다. 유연제입니다. 그런데 섬유 사이사이에는 초록과 보라의 균이 그대로 붙어 있습니다. 자막은 ‘섬유 유연제로 덮지 말고’입니다.

 

이어서 투명한 액체가 섬유를 통과하며 균을 씻어내기 시작하고 ‘섬유 항균제로 완벽 제거’가 붙습니다. 향은 표면에 얹히고 균은 안쪽에 남는다는 것을 한 장면으로 보여줍니다. 말로 설명하면 몇 문장이 필요한 내용인데, 겉과 속을 한 컷에 겹쳐 놓으니 설명이 필요 없어지죠.

 

화면에는 ‘냄새 원인균 99.9% 살균 + 99.9% 항균’ 배지가 함께 뜹니다.

 

화면 아래 작은 글씨도 역할이 있습니다. 제품명과 품목, 신고번호, 시험기관, 다섯 종의 학명, 시험 온도와 접촉 시간까지 적혀 있습니다. 지나가며 읽을 분량이 아니죠. 읽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근거가 있다는 인상을 남기려고 놓은 글씨입니다.

 

그 고지에서 한 가지가 눈에 띕니다. 품목란에 적힌 것은 ‘섬유항균제’가 아니라 ‘살균제, 탈취제’입니다. 나라에 신고할 때 쓰는 분류에는 아직 섬유항균제라는 칸이 없다는 뜻이죠.

 

그래서 이 광고는 있는 칸에 제품을 올리는 일이 아닙니다. 칸을 먼저 만들고 거기에 자기를 올리는 일이죠. 15초의 대부분을 카테고리 이야기에 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15초에 담긴 다섯 박자화면하는 일
문제엘리베이터 · 욕실향과 악취가 섞인다
명제향으로 덮이는 냄새는 없어기존 방식을 부정한다
전환냄새 원인은 균이니까원인을 옮겨 지목한다
근거섬유 속 확대 화면향은 표면, 균은 안쪽
해법빨래줄에 분사유연제는 못해도 항균제는 한다


실제로 화면을 가장 오래 붙잡는 것은 네 번째 박자, 섬유 속 확대 화면입니다.

 

광고가 준비한 말은 여기서 끝납니다. 그런데 같은 말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무게가 달라집니다.






청소왕이라는 캐스팅

붉은 셔츠를 입은 모델이 하늘을 배경으로 랩신 섬유항균제 제품을 들고 있는 장면


이 이야기를 전할 사람으로 랩신이 고른 얼굴은 가수 브라이언입니다. 방송에서 ‘청소왕’으로 불릴 만큼 결벽에 가까운 위생 습관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애경산업이 2024년 5월에 모델로 발탁하며 밝힌 이유도 그 지점입니다. 철저한 위생 관념을 지닌 이미지가 보이지 않는 세균까지 다룬다는 브랜드 방향과 맞아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캐스팅이 광고의 화법을 정합니다. ‘세상에 향으로 덮이는 냄새는 없어’는 꽤 강한 단언입니다. 아무나 말하면 광고 카피로 들리지만, 세균에 예민하기로 알려진 사람이 말하면 그 사람의 평소 생각처럼 들립니다. 반말로 처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힙니다. 설명이 아니라 조언에 가까워지죠.

 

마지막 장면에서 그가 빨래줄의 옷에 제품을 분사하자 셔츠에 엉겨 있던 검은 알갱이가 날아갑니다. 그리고 태그라인이 박힙니다. ‘유연제는 못해도 항균제는 한다.’ 앞에서 부정한 카테고리와 자기 카테고리를 한 문장에 나란히 넣어 대구를 만든 문장이죠.

 

다만 이 얼굴이 계속 나와 있던 것은 아닙니다. 발탁 직후인 2024년 7월에 디지털 30초 한 편이 나온 뒤 2년 가까이 새 광고가 없었습니다. 올여름에야 다시 나왔죠.

 

돌아오면서 자리가 달라졌습니다. 섬유항균제 광고가 공중파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전 광고는 전부 디지털이었습니다. 2년을 쉰 뒤 매체를 올려 잡았다는 뜻입니다.

 

다만 없던 칸은 알려지는 데까지가 아니라 습관에 자리 잡는 데까지 가야 완성됩니다. 세탁 과정에 한 단계를 더 넣게 만드는 일이라, 광고 한 편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습관이 만들어지는 자리는 화면 앞이 아닙니다.






빨래는 집에서 하고, 냄새는 밖에서 신경 쓰인다

그러면 어디에서 다시 만나야 할까요? 제품의 성격이 자리를 둘로 갈라 놓습니다.


쓰는 곳과 의식하는 곳이 다르다
제품을 쓰는 곳
세탁기 앞 · 집 안
구매를 떠올리는 자리는 생활권 안쪽입니다. 낯선 이름을 반복으로 익숙하게 만드는 구간
냄새를 의식하는 곳
엘리베이터 · 버스 · 운동 뒤
남과 붙어 있는 자리입니다. 광고가 만든 장면이 현실에서 다시 재생되는 구간


쓰는 곳은 집입니다. 세탁기 앞에서 쓰는 물건이라 구매를 떠올리는 자리도 생활권 안쪽이죠. 섬유항균제라는 낯선 말이 상식이 되려면 반복이 필요한데, 매일 오르내리는 주거 동선이 그 반복을 쌓기 좋은 자리입니다.

 

다만 냄새를 의식하는 자리는 집이 아닙니다. 오래 맡으면 익숙해지기 때문입니다. 내 옷 냄새를 남이 맡는 자리이고, 남의 냄새를 내가 맡는 자리가 따로 있습니다.

 

그 자리를 브랜드가 이미 골라 놓았습니다. 이번 캠페인에는 같은 날 공개된 두 편이 있고, 편 이름이 각각 엘리베이터 편과 버스 편입니다.


같은 캠페인 두 편엘리베이터 편버스 편
첫 장면엘리베이터 안버스 안
띄운 향 이름시트러스핑크로즈
나란히 띄운 악취찌든내땀내
이펙트 색노랑분홍
이후 13초동일동일


두 편의 차이는 앞 2초뿐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는 노란 시트러스와 찌든내가, 버스에서는 분홍 핑크로즈와 땀내가 뜹니다. 공간에 맞춰 향 이름과 악취 이름을 함께 갈아 끼웠습니다. 욕실 장면부터 마지막까지는 같은 화면입니다.

 

소재가 공간 단위로 나뉘어 있다는 것은 브랜드가 이미 공간별로 다른 말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뜻입니다. 엘리베이터 편을 엘리베이터에서, 버스 편을 버스에서 보게 하면 화면과 보는 자리가 겹칩니다. 장면을 새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땀이 나는 자리도 후보가 됩니다. 운동복은 하루만 입어도 냄새가 배고, 세탁을 해도 개운하지 않았던 경험이 남기 쉬운 옷이죠.

 

자리를 정했으면 다음은 무엇을 가져갈지입니다.






옮겨지는 자막과 남겨 둘 화면

15초를 통째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지나가며 보는 자리에서 남는 것과 사라지는 것
남는다
향 이름 옆의 악취 이름
두 단어를 붙여 놓기만 하면 됩니다. 읽는 데 2초면 충분합니다
사라진다
섬유 속 화면과 고지 문구
덮는 화면과 씻어내는 화면을 순서대로 봐야 뜻이 생깁니다. 학명과 시험 조건은 읽을 시간이 없습니다


남는 것은 향 이름과 악취 이름의 병치입니다. ‘시트러스’ 옆에 ‘찌든내’ 두 단어면 문장이 성립합니다. 설명도 제품 컷도 필요 없죠. 색도 함께 옮겨집니다. 노란 시트러스와 분홍 핑크로즈, 섬유에 붙은 초록과 보라의 균까지, 이 캠페인은 냄새를 눈에 보이는 것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사라지는 것은 섬유 속 화면과 고지 문구입니다. 덮는 화면과 씻어내는 화면을 순서대로 봐야 뜻이 생기는 장치입니다. 앞뒤가 없으면 그냥 확대 사진이 되죠. 다섯 종의 학명과 시험 조건은 더 그렇습니다. 이 장치는 상세 페이지나 영상이 끝까지 재생되는 자리에 남겨 두는 편이 낫습니다.

 

슬로건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유연제는 못해도 항균제는 한다’는 두 단어를 모두 아는 사람에게만 작동합니다. 앞 단어만 읽히면 경쟁 카테고리를 대신 알려 주는 문장이 되죠.

 

이 제품은 나온 지 4년이 됐는데 카테고리는 아직 새것입니다. 처음 듣는 칸은 한 번 봐서 자리를 잡지 않죠. 출근길에 타는 엘리베이터와 버스가 매일 같다는 점이 도움이 됩니다.


없던 카테고리를 15초에 설명하는 대신, 이 광고는 이미 있는 카테고리를 부정하는 쪽을 골랐습니다. 향에 이름을 붙여 악당으로 세우고, 균을 그려 보여주고, 세균에 예민한 사람에게 그 말을 맡겼습니다.

새 칸은 이름을 알려서가 아니라, 기존 선택지의 빈틈을 보여줄 때 자리를 잡습니다. 그 빈틈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자리를 이 캠페인은 편 이름에 이미 적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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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VCF - 광고 원본(15초) 엘리베이터 편·버스 편, 장면 구성·자막·배지 및 하단 고지 표기

·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자체 시장점유율 - 애경산업 2025년 사업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랩신 출시 시점(2022년 7월), 브라이언 모델 발탁 시점과 사유(2024년 5월) - 애경산업 발표 및 언론 보도

·  랩신 광고 집행 이력과 매체 등급(2021~2026) - TVCF 등록분 기준

·  살균·항균 성능 표기(99.9%, 외부 공인시험기관, 대상 세균 5종, 25°C 30분 접촉) - 광고 하단 고지

재무 수치는 애경산업 연결 기준이며 억 단위에서 반올림했습니다. 살균·항균 성능은 광고에 고지된 시험 조건 기준입니다. 기획 의도에 관한 서술은 공개된 자료와 광고 원본에서 도출한 해석이며, 브랜드가 밝힌 공식 설명이 아닙니다.